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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활 예수”…지상낙원 세운 자칭 구세주의 최후

작성 2020.09.23 11:04 ㅣ 수정 2020.09.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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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메시아(구세주)라 칭하며 신도 수천 명을 데리고 지상낙원을 세운 러시아 남성이 기습 군사작전 끝에 체포됐다./사진=타스통신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자신을 메시아(구세주)라 칭하며 신도 수천 명을 데리고 지상낙원을 세운 러시아 남성이 대규모 군사작전 끝에 수감됐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22일(현지시간) 시베리아 인근 작은 마을 페트로파블로프카에서 종교 지도자 세르게이 토로프(59)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1994년 그가 ‘마지막 교회’를 세운 지 26년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휘하에 있는 러시아 국가방위군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등으로 구성된 특별수사위원회는 이날 기습 작전에서 세르게이와 보좌관 등 3명을 잡아들였다. 작전에는 헬기 4대와 중무장한 병력 수십 명이 투입됐다. 목격자는 “호송차와 50대, 버스 50대, 구급차와 의료대원 등이 쫙 깔렸다. 세르게이를 헬기에 태워 어딘가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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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게이는 지구상 모든 종교의 통합을 목표로 1994년 추종자들을 이끌고 외딴 마을 페트로파블로프카에 성서가 예언한 ‘마지막 교회’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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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위원회가 공개한 작전 당시 영상에는 수갑을 찬 세르게이가 방위군에게 둘러싸여 호송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수부대가 급습했을 때 현장에는 세르게이와 두 아내, 자녀 등 가족과 보좌관 90명이 모여 있었다. 다른 추종자들은 인근 마을에 포진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사리온’, ‘시베리아의 예수’라 불리는 세르게이는 1990년대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며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과 유럽 등지에서 추종자들을 끌어모았다. 시베리아에서 교통경찰로 일하다 회사를 그만둔 후 이른바 ‘각성’을 통해 자신이 부활 예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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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타스통신 연합뉴스(러시아특별수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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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타스통신 연합뉴스(러시아특별수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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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타스통신 연합뉴스(러시아특별수사위원회 제공)
“하나님께서 나를 이 땅에 보내셨으며 인류에게 전쟁의 폐해와 대혼란에 대해 가르치길 원하신다”고도 말했다. 지구상 모든 종교의 통합을 목표로 1994년 추종자들을 이끌고 외딴 마을 페트로파블로프카에 성서가 예언한 ‘마지막 교회’를 세웠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기른 채 흰옷을 차려입고 예수 행세를 했다. 크리스마스도 자신이 부활한 8월 18일로 바꿨다.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도들에게 철저한 채식을 강요했으며, 독특한 교육 방식을 도입했다. 3년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고귀한 처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 소녀들이 현모양처로 자라도록 준비하고 있다. 결코 남자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으며, 독립성을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수줍음과 나약함에 길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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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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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타스통신 캡쳐
하지만 가혹한 환경 속에서 의악품 부족 등으로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신도가 많아 러시아 당국의 오랜 감시를 받았다. 이번 작전을 통해 26년 만에 체포된 세르게이와 보좌관 2명은 신도들에 대한 심리적 학대와 최소 2명에 대한 신체적 학대 혐의로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유죄 확정시 이들이 12년 이하 징역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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