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언론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에티오피아의 주민들은 메뚜기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부터 여러차례 보도된 아프리카의 메뚜기떼는 그 위세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소중한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삼키며 큰 피해를 주고있다.
에티오피아 암하라 지역의 한 주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주일 동안 메뚜기떼가 지역을 떠나지 않으며 유일한 수입원인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먹어버렸다"면서 "수확할 것이 아예 없을 지경"이라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일 "에티오피아의 메뚜기 침공이 25년 만에 최악"이라면서 "지난 1월부터 메뚜기떼가 20만 헥타르의 땅을 손상시키며 수백만 명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치 거대한 구름처럼 보인다고 묘사될 정도로 공포를 안기는 메뚜기떼는 하루에 150㎞를 이동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1㎢ 정도의 메뚜기떼가 하루 3만5000명 분의 식량을 먹어치울 정도로 식성도 무시무시하다.
문제는 메뚜기떼 퇴치가 쉽지않다는 점이다. 동아프리카의 사막 메뚜기떼를 관리하는 DLCO-EA 측은 "현재 에티오피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있는 지역으로 FAO와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들어 에티오피아에 비정상적인 폭우가 내렸던 것이 메뚜기떼 확산에 한 몫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들어 아프리카에서의 메뚜기떼 창궐은 동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3~4월 경 메뚜기떼는 우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의 지역을 휩쓸며 농민들이 소중히 가꾸어놓은 농경지를 초토화시켰다. 이에 현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메뚜기떼가 더 무섭다고 평가했을 정도. 특히 이들 메뚜기떼는 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을 거쳐 파키스탄과 인도에까지 다달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