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현지시간) 코번트리에 있는 한 산업단지에서 ‘루비’라는 이름의 5살 된 암컷 검은 고양이는 주인 조던 하비와 거의 3년 만에 재회했다.
루비는 2018년 4월 베드퍼드셔 브로그버러 자택에서 사라졌다. 집 근처 M1 고속도로에는 트럭 정류소가 있었다. 따라서 하비는 루비가 어떤 트럭에 실려 미들랜드 쪽으로 갔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루비는 3주 전 코번트리시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레이턴 마이어스에게 발견됐다. 마이어스는 그동안 루비에게 밥을 챙겨주고 밤에는 따뜻한 차 안에서 자게 했다. 그는 이 고양이가 혹시 누군가 잃어버린 고양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지역 유실 고양이 등록 자선단체인 ‘캣츠 프로텍션’의 코번트리 지부에 연락했다.
자선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은 루비의 몸에서 마이크로칩을 스캔하고 주인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칩에 등록된 정보가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주인을 수소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에 대해 웬디 해리스 자원봉사자는 “하비가 우리에게 메일을 받았을 때 고양이를 찾았다는 사실을 처음에 가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즉 하비는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나서 사실상 거의 포기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하비는 곧 정신을 차리고 코번트리 산업단지로 자기 차를 몰고 와서 그날 밤 루비와 다시 만나는 데 성공했다.
해리스 봉사자는 “루비가 하비를 바라보고 누구인지 단번에 아는 듯했고 만남의 시간 동안 하비는 루비만을 바라봤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루비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 자신은 물론 다른 동료들도 이 고양이가 2018년 집을 떠나 최근 마이어스에게 보살핌을 받기 전 사이에 어디 있었는지 짐작 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 루비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하비는 자신의 고양이를 찾아준 경비원뿐만 아니라 재회에 도움을 준 자선단체의 봉사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하비는 “그들은 '내 딸'을 데려왔기에 그들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행복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면서 “거의 3년이 지나도록 루비를 찾을 가망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 루비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례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고양이 몸속에 마이크로칩이 내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리스 봉사자는 “유실 동물을 좀 더 원활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주인의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것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캣츠 프로텍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