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공영 채널1은 지난 2일 우주에서 촬영하는 최초의 장편 영화 주인공은 러시아 여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말로 도전을 뜻하는 비자프(Вызов)라는 가제가 붙여진 이 러시아 우주 영화는 채널1이 러시아우주국(Roscosmos), 죨띠, 쵸르니이벨리 스튜디오와 합작하는 프로젝트로, ISS에서의 촬영은 오는 2021년 가을쯤으로 예정돼 있다.
앞서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오는 2021년 10월 ISS에서 영화를 촬영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따라서 비자프의 ISS 촬영은 이보다 좀 더 앞선 9월쯤으로 예상된다.
비자프는 처음에 주연으로 남녀 배우를 함께 캐스팅할 계획이었지만, 제작자들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다루면서 여성 단독 주연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1은 조만간 러시아 전역에서 공개 오디션을 열고 여자 주인공과 스턴트를 할 대역 배우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승자는 우주비행사 학교에서 전문 훈련을 받아야 하며 러시아우주국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여자 주인공의 자격 조건은 최종 후보 30인 명단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운동 능력을 증명해야 하고 고등 교육을 받았으며 전과 기록이 없어야 한다. 또한 시나리오상 나이는 최소 25세부터 최대 45세까지이며 우주비행사복을 입어야 해서 가슴둘레는 44인치 이상이 되면 안 된다. 또한 타티아나에서 푸시킨이 유진 오네긴에게 보낸 편지인 시를 흠잡을 데 없이 암송할 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프의 메가폰은 앞서 보도된 바와 같이 클림 시펜코 감독이 쥘 예정이다. 그는 영화를 찍기 위해 직접 ISS로 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영화 총괄제작자 알렉세이 트로츄크는 “우리는 지구뿐만 아니라 가장 까다로운 준비를 견뎌내고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도 연기를 잘 해낼 여성을 찾고 있다”면서 “우리 스튜디오가 이렇게 힘든 작업에 직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므로, 여배우이자 진정한 슈퍼히어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