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6일 기한으로 주 전역에 강력한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봉쇄령의 영향을 받는 주민의 수는 1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러한 강력한 시행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진을 숨긴 단 한 사람의 거짓말이 있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확진자는 호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인근 피자가게에서 여러 차례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동료 경비원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역학조사 과정에서 피자가게 파트타임 사실을 숨겼다. 대신 손님으로서 피자 매장을 방문해 포장한 피자를 들고 나갔다고 거짓 진술했다.
당초 주 정부는 문제의 확진자가 피자 매장에서 손님으로 들렀다가 감염됐다는 주장을 믿고, 해당 피자가게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바이러스 확산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 진술을 토대로 주 정부는 17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봉쇄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거짓말은 3일 만에 탄로났다. 이 확진자가 손님으로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경비원과의 접촉으로 감염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이 쏟아졌다.
주 정부와 시민들은 강한 분노를 쏟아냈고, 당국은 해당 피자가게에 대한 시민들의 보복을 우려해 경찰 인력 배치를 고려해야 할 정도였다.
스티븐 마샬 주 총리는 “한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우리 주 전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비난했다. 주 정부는 애초 6일 동안 시행하기로 한 봉쇄령을 단축해 사흘 만인 21일부터 해제하기로 했지만, 이미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본 후였다.
현지법상 거짓 진술로 혼란을 초래한 피자가게 파트타이머 확진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역학조사 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거짓 정보를 제출했을 때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