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콜카타국제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비스타라항공 여객기에 벌떼가 들러붙었다. 벌 수만 마리는 ‘붕붕’ 위압적인 날갯짓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여객기를 장악했다. 그 수가 어찌나 많은지 여객기 외부에 부착된 항공사 로고를 다 가릴 정도였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는 승객 탑승을 보류하고 소방호스로 물을 분사하며 30여 분간 벌떼 퇴치 작전을 벌였다. 이 때문에 여객기 운항이 지연됐다. 비스타라항공 대변인은 “오후 4시경 콜카타국제공에서 출발해 델리로 향할 예정이던 여객기에 벌떼가 들러붙어 승객 탑승이 제한됐다. 여객기 이륙도 1시간 늦춰졌다”고 밝혔다.
소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날 오전 벌떼가 다시 나타났다. 현지언론은 소동 16시간 만인 30일 오전 10시 30분 다시 나타난 벌떼가 포트블레어로 향할 예정이던 비스타라항공 여객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벌떼는 하고많은 여객기 중 하필 또 비스타라항공 여객기를 골라 맹공을 퍼부었다.
벌떼가 짐을 싣기 위해 문을 열어둔 화물칸 바로 위에 들러붙어 접근도 어려웠다. 콜카타국제공항에 재차 출동한 소방대는 이번에도 물대포로 벌떼를 퇴치했다. 마찬가지로 이륙은 1시간 지연됐다.
연이은 벌떼 습격에 공항 측은 소방대와 함께 벌집을 제거하려 공항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살충제를 분사했다. 하지만 벌집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콜카타국제공항 쿠식 바타차르제에 이사는 “벌집을 찾기 위해 건물 외부와 인근 부지를 확인했지만 벌집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항당국은 이동 중인 무리였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9월과 2012년 9월에도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 2017년과 2018년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벌떼 습격으로 여객기 운항이 지연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