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활화산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이 13일(현지시간) 폭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화산재가 인근 마을을 뒤덮으면서 주민 피해도 발생했다.
화산 활동은 이날 밤 7시 20분쯤 화산 남동쪽 분화구에서 처음 감지됐다. 이탈리아 국가지진화산연구소(INGV) 에트나 관측소는 30분 단위로 진폭이 커지는 것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밤 9시 20분부터는 화산 활동이 본격화했고, 한 시간 후 폭발이 일어났다.
화산이 내뿜은 시뻘건 용암 분수는 아파트 30층 수준인 100m 높이까지 치솟았고, 화산재 기둥도 5㎞ 상공까지 도달했다. 용암류는 두 갈래로 나뉘어 한쪽은 몬테 프루멘토 수피노 지역으로, 다른 하나는 토레 델 필로소포 지역으로 흘러내렸다.
화산은 진도 2.7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는 등 지난 주말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였다. 폭발 하루 전에만 최소 17회의 지진이 기록됐다. 현재 폭발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항구 도시 카타니아 인근 마을은 도로와 주택, 차량이 화산재에 뒤덮이는 등 피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을 스트롬볼리형 분화로 분류했다. 현무암질 또는 안산암질 용암의 주기적 폭발을 일으키는 스트롬볼리형 분화는 지속적이긴 하지만 비교적 가벼운 활동에 속한다. 가장 극단적 형태의 화산 활동은 플리니형(베수비우스형) 분화로 다량의 부석과 가스가 강력하고 빠른 속도로 분출된다.
50만 년 전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면서 형성된 에트나 화산은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 이어 지구에서 두 번째로 활동적인 화산이다. 매년 약 770만 톤의 이산화탄소와 물, 아황산가스와 108층 고층 빌딩을 채울 만큼의 용암을 내뿜고 있다. 2011년 폭발 때는 7700만 톤의 용암을 분출했다.
화산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1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169년 대지진 때는 주민 1만600명이 사망했으며, 1669년 대폭발로 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도 에트나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 때문에 카타니아 공항 2곳 통행이 잠시 중단됐으며, 2018년에는 화산 지진으로 28명이 다치고 400명이 이재민 신세가 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