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 도심의 대로변이었다. 가해 남성 장 씨가 범행을 저지른 시간은 이른 새벽으로 목표는 10~20대 여성이었다.
사건 당일 장 씨는 새벽 2시 30분 경 항저우시 중심의 공원 의자에 앉아서 피해자를 물색했다. 당시 검고 긴 머리의 귀신 분장을 한 채 피해자를 물색 중이었던 장 씨는 24세 여성 두 명의 뒤를 쫓았다.
당시 공원에는 장 씨와 피해 여성 두 명을 제외하고는 오가는 행인 없이 한산했다. 이때 공원 서문에서 후문으로 걸어가던 20대 여성 두 명은 쫓아오는 장 씨를 확인한 뒤 아연실색했다.
장 씨가 상복을 연상케 하는 흰색 원피스와 검은 머리의 긴 가발을 착용한 채 두 여성의 뒤를 바짝 뒤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장 씨는 온라인에서 구입한 귀신 소리가 나는 음향기를 켠 상태였다.
피해 여성들은 “어둠 속에서 흰 옷이 흩날리고, 긴 생머리를 한 형상이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했다”면서 “특히 가해 남성은 귀신을 연상케 하는 소리의 음향기를 켠 채로 빠르게 우리 뒤를 따라왔다. 단 몇 초 동안 심장이 멎는 것 같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가해 남성의 이 같은 행각은 이날 또 한 차례 이어졌다. 새벽 3시 경, 장 씨는 공원 인근을 지나가던 또 다른 20대 여성의 뒤를 쫓았다. 이번에는 귀신 형상을 한 녹색의 가면도 추가로 착용한 상태였다.
이 때 장 씨가 뒤따르는 것을 보고 놀란 피해 여성은 바닥에 넘어진 채 한 동안 일어서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장 씨는 피해자들의 신고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공안이 출동했을 당시에도 장 씨는 추가 피해자를 물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안에 붙잡힌 그는 범죄 사실 일체를 시인하면서도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평소 TV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을 선호했었다”면서 “특히 외국 방송국에서 제작한 주로 지나가는 행인을 위협하고 놀라게 만드는 영상을 흥미롭게 시청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밤 중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귀신 분장을 한 뒤 다가가서 놀라게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다”면서 “해외 영상을 따라한 패러디 행위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조사 결과 장 씨의 주요 범행 장소는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 주차장과 공용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이었다. 범행에 사용한 의상과 분장 도구 일체는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해 쉽게 손에 얻을 수 있었다고 장 씨는 설명했다.
그는 “해외 유명 영상을 시청만 하는 것보다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큰 실수였다”면서 “범죄 행위가 되는 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벌인 일이다. 앞으로 이런 행위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관할 공안국은 장 씨에 대해 ‘치안관리처벌법’에 근거해 공안기관에 행정 구류한 채 여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