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훈련 비행 중이던 한 조종사가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 근처 915m 상공을 비행하는 정체불명의 사람을 목격했다. 그가 촬영한 30초짜리 영상에는 제트팩을 멘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늘 높이 치솟는 장면이 담겨 있다.
관계자들은 "제트팩을 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드론 등 다른 물체일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도 현재의 제트팩으로 수백 미터 상공을 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말 '제트팩 맨'이 맞다면 합법적 비행인지, 또 그가 얼마 전 항공교통에 지장을 초래한 '제트팩 맨'과 동일 인물인지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해당 사안은 미국연방항공청(FAA)에 보고된 상태다.
정체불명의 '제트팩 맨'에 대한 목격담은 얼마 전부터 수차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도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 착륙 항로 인근에서 누군가 제트팩을 메고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보고가 접수된 바 있다.
가장 먼저 이를 보고한 사람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출발한 아메리칸 항공의 중형여객기 1997편의 조종사였다.
전 세계 항공교통관제 통신의 실시간 교신 내용을 공개하는 'LIVE ATC'의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1997편 조종사는 "관제소에 말한다. 우리는 방금 제트팩을 멘 남성 한 명을 지나쳤다"고 보고했다. 이어 조종사는 해당 남성이 제트팩을 메고 약 900m 상공을 날고 있었으며 비행기로부터 약 275m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와 비슷한 보고가 또다시 접수됐다. 미국 지역항공사인 스카이 웨스트 에어라인의 조종사는 "제트팩을 멘 한 남성이 우리 비행기 옆을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관제소에 보고했다. 해당 남성이 비행기 항로를 날아다니고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한 관제소는 조종사에게 경고 표시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미연방항공청(FAA)은 이런 보고내용을 경찰에 넘겼으며, 비행기에 접근한 물체가 무엇이었는지, 사람이 맞는다면 그가 누구였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FAA에 따르면 이번 보고가 사실일 경우 해당 남성은 민간 비행기 항로를 침범한 혐의 또는 여객선 인근을 비행한 혐의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제트팩은 가스 또는 물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어 이동하는 개인용 운송 수단이다. 우주비행사가 무중력 상태에서 이동할 때 쓰는 장치이기도 하다. 현재 제트팩의 가격은 약 50만 달러(약 5억9천만원)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가격이 안정되면 미래의 개인용 이동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