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로 몇 달간 가르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클레이튼을 방문했다. 미용실에서 머리와 손톱을 손질해주고, 함께 쇼핑하며 옷가지를 사주었다.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스마트폰도 선물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됐다.
30년 넘게 마약 중독자로 산 클레이튼은 오랜 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거리로 나왔다. 삶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10년을 노숙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클레이튼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2년 동안 마약에 중독돼 살았다. 무일푼으로 거리를 떠돌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 그리고 신은 내게 가르자라는 ‘천사’를 보내주셨다”고 설명했다.
가르자는 크리스마스 직전 클레이튼에게 열쇠 하나를 건넸다. 자신이 디자인한 보석을 팔아 번 돈과, 인터넷 모금 활동으로 모은 돈을 합해 클레이튼을 위한 집 한 채를 임대한 참이었다. 가르자가 공개한 영상에는 여느 때처럼 차를 몰고 클레이튼이 머무는 길 한편으로 간 가르자가 클레이튼에게 열쇠를 건네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신을 위해 아파트를 마련했다. 당신은 더이상 노숙자가 아니"라는 가르자의 말에 클레이튼은 “너 정말 미쳤구나”라고 말하며 울먹거렸다.
지난달 15일, 직접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간 클레이튼은 가르자가 직접 마련한 침대와 소파, 냉장고, 텔레비전,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제 자기 침대가 생겼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살면서 이런 크리스마스는 처음이다.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르자는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클레이튼이 집에서 추가로 1년을 더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기부금으로 아파트 임대 비용을 충당하고 남는 돈은 클레이튼의 건강검진과 자동차 구입, 그리고 홀로서기를 위한 창업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은 5만8000달러(약 6300만 원)에 달한다.
보석 디자이너이자 자선가인 가르자는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게 내 사업의 핵심”이라면서 “보석 판매 수익금 일부는 인신매매 피해자, 차상위가족, 노숙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가 만든 보석은 카디비, 리한나, 자넷 잭슨, 클로이 카다시안 등 유명인이 착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르자는 “클레이튼은 오래전 겨우 2살밖에 안 된 딸을 잃고 학대에 시달리다 집을 나왔다.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곳이 길거리였고 그렇게 눌러앉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늘 환한 미소로 오히려 자신을 웃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를 벗어난 클레이튼이 곧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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