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덴버 출신 윌버 포르틸로(18)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한 달 간 격리 생활을 했다. 다행히 상태는 금방 호전됐고,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왔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건강이 다시 악화됐다. 심각한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그는 폐렴 진단을 받고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았으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사망했다.
유가족은 “10월 첫째주 양성 판정을 받고 한 달 만에 완치됐으나, 일주일 만에 증상이 재발했다. 11월 18일 재검사를 받았는데,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취침 도중 숨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 이틀 후 나온 재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완치 일주일 만에 재확진 판정이 나온 셈이다. 포르틸로의 여자친구는 “첫 번째 감염 후 완치됐을 때 항체가 형성됐을 거라고 믿었다. 위험한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숨진 포르틸로가 몸속에 남아있던 바이러스 조각의 ‘재활성화’로 재확진 판정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재활성화냐 재감염이냐 여부를 확인하려면 첫 번째 확진 때와 두 번째 확진 때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상당한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파악이 어렵다. 완치 판정 당시 검사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완치 일주일 만에 재감염된 거라면, 항체 지속 시간이 생각보다 매우 짧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 첫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로 분류된 네바다주 25세 남성도 지난해 3월 첫 감염 후 완치됐다가 불과 두 달 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리나라 첫 재감염 사례자인 20대 여성 역시 겨우 일주일 만에 재감염됐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 지속 기간이 5개월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 연구팀이 지난해 6∼11월 의료서비스 종사자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이들은 83%의 면역 효과가 최소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지속 기간이 긴 것은 맞지만 같은 해 적어도 두 차례는 반복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를 이끈 수전 홉킨스 박사는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것에 비하면 면역력이 오래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항체의 보호가 완전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는 바이러스에 재감염된 뒤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홉킨스 박사는 “우리 보건 서비스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집에 머물러 있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