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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사는 뉴질랜드 도마뱀 ‘투아타라’의 장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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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아타라(사진=KeresH, CC BY-SA 3.0 , via Wikimedia Commons)
평균 60년, 길게는 100년 넘게 사는 뉴질랜드 토종 큰도마뱀 투아타라의 장수 비결일 수 있는 유전자의 비밀을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미국과 뉴질랜드 등 국제연구진은 투아타라가 생물에게 중요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2개나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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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토콘드리아를 전자현미경으로 봤을 때 모습.(사진=Louisa Howard,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미토콘드리아는 생물의 새포 안에 있는 일종의 에너지 공장으로, 세포의 활동에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세포의 한 기관처럼 움직이지만, 생물의 세포핵과 별개로 독자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가 노화와 암, 신진대사, 근육 그리고 신경질환에도 관여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자신만의 유전자를 지닌 미토콘드리아가 이만큼 생물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생물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어미에게서만 물려받기에 하나만 갖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투아타라는 놀랍게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2개나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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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읽을 때 볼 수 있는 이미지.(사진=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DNA의 해독이나 배열을 결정하는 연구에서는 DNA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읽고 그것을 재구축해 해석한다. 연구진은 투아타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배열이 너무 많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이에 투아타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같은 DNA 영역에서 2개의 서로 다른 배열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2개의 완전하게 기능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재구축해 양측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두 개의 완성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10.4%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는 인간과 침팬지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차이가 8.9%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큰 것이다. 즉 투아타라 한 마리에게서 인간과 침팬지 각각보다 차이가 큰 2개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척추동물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다.


이 두 유전자 세트를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유전학자 라라 어번 박사가 분석한 결과, 대사와 관련한 유전자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의 세포 대사는 극단적인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조정되는 부분이다. 즉 이 2중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저온 환경에 대해 투아타라에게 생존을 위한 유연성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투아타라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복잡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투아타라의 특이성에 대해 알려주고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가진 대사에 관한 기능을 밝혀줄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대사성 질환 치료에 대해서도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한편 투아타라는 뉴질랜드 일부 지역에서 단 2종만이 서식하는 파충류로 도마뱀과 닮았지만 사실 비슷한 부분은 겉모습뿐 현존하는 다른 파충류들과도 다르다. 유전적으로 공룡보다 오래됐고 현존하는 파충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이다. 투아타라는 굉장히 오래 사는 종으로도 유명한데 일부 개체는 111세 이상 생존한 기록도 있다. 이들은 또 많은 감염병 등에 저항력을 지녔다. 그중에서도 이들이 다른 파충류와 가장 다른 점은 저온 환경에 놀라운 적응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파충류는 저온에서 활동할 수 없지만 투아타라는 기온이 약 5℃까지 떨어져도 계속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투아타라는 생물학적으로도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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