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것은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검사로, 코로나19 유전자증폭 진단에 쓰인다.
멕시코에서 가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보도한 건 브라질의 뉴스프로그램 '조르나우 다 반지'였다.
이 매체는 "칸쿤의 한 (의료) 연구소에서 PCR 음성 위조 확인서를 3000페소(약 16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복수의 브라질 관광객이 이 연구소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입국자에게 RT-PCR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다.
위조문서를 제공하는 조직이 늘어나면서 가격은 내려가는 추세다.
스페인의 일간 엘파이스도 최근 위조 RT-PCR 음성 확인서 거래를 추적해 보도했다. 신문은 800페소(4만4000원)에 위조 확인서를 만들어준다는 브로커와 접촉했다.
멕시코의 RT-PCR 검사비용은 5000페소(약 28만원) 안팎이다. 위조 확인서의 가격은 정상비용의 1/6 정도로 파격적으로 저렴한 셈이다.
브로커가 엘파이스에 넘겨준 RT-PCR 음성 확인서는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제대로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위조문서엔 문서번호, 피검자 번호, 바코드 등이 찍혀 있고 '음성'이라는 검사결과가 선명하게 인쇄돼 있었다. 위조문서를 확인한 전문가는 칸쿤의 한 민간병원 소속으로 처리돼 있었다.
신문은 "문서를 보면 문제의 가짜 음성 확인서를 발급한 병원은 칸쿤 호텔가에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병원 관계자가 범죄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위조 확인서를 건넨 브로커는 "(가짜 음성 확인서를 갖고) 스페인과 프랑스에 입국한 사람들이 있다"면서 "공항에서 체크인 할 때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문제없이 통과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RT-PCR 음성 확인서 위조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은 2000만 명에 달했다. 정상비용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데다 검사결과 음성이 확실한 위조 확인서는 항공여행을 해야 하는 외국인관광객에게 강력한 유혹거리가 될 수 있다.
중남미 언론은 "RT-PCR 확인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위조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콰르토오스쿠로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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