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 등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전직 경비원인 파코 산스(50)는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TV나 SNS에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에게는 코든병을 원인으로 하는 2000개에 가까운 종양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문자 메시지나 자선 행사를 통해 자신에게 남아있는 수명은 몇 개월 정도밖에 안 된다고 호소하며 웹사이트를 통해 기부금을 모았다.
그러나 남성은 코든병에 걸린 것이 맞긴 하지만, 암이라고 말한 종양은 모두 양성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남성은 2017년 3월 동부 발렌시아주에서 체포될 때까지 26만5000유로(약 3억5700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았다. 기부자 중에는 유명 TV 진행자인 호르헤 하비에르 바스케스와 유명 축구선수인 알바로 네그레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남성이 자기 병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또 병이 실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처럼 속여 미국에서 실험적인 치료를 받아야만 살 수 있다고 거짓 주장했다고 비난했다. 남성은 실제로 미국에 가긴 했지만 그것은 무료 임상시험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 들어간 비용은 모두 시험을 진행한 기업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체포 당시 스페인 매체가 입수한 영상에서 남성은 자신이 한 거짓말에 대해 다른 가족들이나 공범으로 지목된 여자친구와 농담을 주고 받은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수도 마드리드에서 8일 재판에서 그는 사기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교제 상대인 여성은 공범으로 징역 1년 9개월형을 판결 받았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비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초범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2년 이하의 형량은 집행유예를 선고하므로 이들은 수감 생활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