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도심 한가운데서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약 1000㎏의 폭탄이 터졌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아침 잉글랜드 데번카운티 엑서터에 있는 엑서터대학 캠퍼스 서쪽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발견됐다.
경찰과 군 당국은 현장에서 약 1000㎏에 달하는 폭탄을 확인한 직후 대학생 1400명 및 인근 2600가구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폭탄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조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전문가들은 다음날인 27일 오후 6시 10분경, 폭탄을 폭발시켰다. 도심과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에서 상당량의 폭탄이 한꺼번에 터지는 장면은 드론으로 생생하게 촬영됐다.
폭탄이 터지자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연기와 잔해가 솟아올랐다. 현지 언론은 폭발음이 약 10㎞ 떨어진 지역에서도 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비록 폭탄은 제거됐지만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다음날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현지 군 대변인은 “안전 평가 작업이 주말 안에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경계선 내부의 모든 빌딩과 주택의 출입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28일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폭탄을 강제로 폭파하면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일부 주택에는 금속을 포함한 잔해물이 떨어져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이 파손돼 대대적인 공사를 필요로 하는 피해도 있었다.
해당 지역에서 약 10㎞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SNS에 “이곳까지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남겼고, 대피 가구의 한 주민은 “폭발의 충격으로 창문이 고장났다. 모두 안전하기를 바라며 대피한 엑스터대 학생들과 주민들이 곧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