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이 여전히 요원한 상황에서, 이제는 일상의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불태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아이다호 의사당 앞에서는 일면 ‘마스크 화형식’이 열렸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녀노소 시위대 100여 명은 너나할 것 없이 마스크를 불구덩이로 집어넣으며 자유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현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열렸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서는 성인 참가자들이 10대 전후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마스크를 벗고 불에 태워버리라고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연령층과 인종이 참여한 이번 시위에서는 “마스크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이다호 주정부는 주 전체에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이번 시위가 열린 주도 보이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은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만~6만 명 수준을 유지하며 정체기에 들어선 상황이다. 아직 종식까지 갈 길이 멀었지만, 이미 미국 곳곳에서는 통제가 풀리는 모양새다.
텍사스와 미시시피는 지난주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없앴고, 애리조나, 오하이오, 미시간, 루이지애나주 등 일부 지역은 술집과 식당 등에 적용됐던 집합 제한 규제를 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 남부와 북부 등 각기 다른 지역에서 형질이 다른 변이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사망자도 여전히 1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방역지침의 완화 또는 거부가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인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시위는 유럽 곳곳에서도 열리고 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도 주민 300~40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여 정부의 방역지침에 항의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식당과 카페 폐쇄 조치를 비판하는 우파 주도의 시위에 수천 명이 참여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6일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는 또 다른 급증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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