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항공 여객기 승무원인 드엉 떤 하우(29)는 지난해 11월 업무차 일본을 방문했다 돌아온 뒤 항공사가 마련한 숙소에서 격리돼 있던 중 동료 2명과 접촉했다.
이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한 후에도 외출해서는 안 된다는 격리 수칙을 어기고 친구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하우와 접촉한 사람 중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우는 일본에서 돌아온 뒤 두 차례 검사를 받았으나 모두 음성이 나왔었다. 그러나 같은 달 말에 3번째 검사를 받았을 때 양성임을 확인했다.
당국은 이 남성의 이동 경로 등을 역학조사한 결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2200명 이상이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근 학교와 상점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으며, 갑작스러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는 등 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을 전수조사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검진비와 격리 비용 등이 발생했으며, 현지 법원은 그가 끼친 손실이 44억 7500만동(한화 약 2억 2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재판에 출석한 하우는 “이전에 받은 두 차례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확신했다”면서 “나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들과 지역사회에 죄송하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에 현지 법원은 “하우는 감염병 위반법에 따라 격리 수칙을 어기고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를 끼쳤다”면서 “그러나 당국의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한 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등을 인정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 남성이 베트남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긴 혐의로 기소된 첫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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