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는 12일을 기점으로 올해 초 도입한 봉쇄 조처를 완화했다. 석 달 만에 문을 연 상점과 미용실, 체육관, 술집과 식당은 몰려든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레스터셔주의 작은 마을 트와이크로스에도 생기가 감돌았다. 특히 오랜만에 관람객을 맞이한 트와이크로스동물원에는 활기가 넘쳤다. 한동안 조용했던 동물원이 사람들로 북적이자 38살 침팬지 ‘윌리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물원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관람객을 보고 신이 난 침팬지가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침팬지는 관람객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보이며 활짝 웃기도 했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남다른 침팬지는 평소에도 관람객과의 교류를 즐겼다. 동물원 최고운영자 카렌 클라크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는 등 관람객과 장난치는 걸 좋아했던 침팬지들이 코로나19 봉쇄로 한동안 사람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관람객이 돌아온 지금 침팬지들은 잔뜩 흥분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이 난 건 사육사들도 마찬가지다. 사육팀 리더 이안나 쿨링은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오게 되어 정말 신이 난다. 관람객이 동물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12일 재개장 후 사흘간 이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은 8200명. 코로나19 사태 이전 사흘간 평균 관람객이 3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감소한 숫자다.
동물원 측은 코로나19로 관람객은 33만6548명이 줄었는데, 유지 비용은 매달 50만 파운드(약 7억7000만 원)씩 나가는 바람에 550만 파운드(84억7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봉쇄 기간 적자를 메우고 동물원 재정 상태를 전과 같이 회복시키려면 앞으로 5년은 더 걸릴 거라는 게 동물원 설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