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아침 6시쯤, 레인코브 지역에 사는 체리 블레어(66)가 반려견 ‘졸리’를 데리고 황급히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반려견은 누군가 뒷마당에 던져놓은 ‘독극물 뼈다귀’를 뜯어먹은 참이었다.
블레어는 “평소 같았으면 아침이 되자마자 나에게로 왔을 졸리가 그날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당으로 나가보니 웬 뼈다귀를 뜯고 있더라”고 밝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뼈다귀를 던져버렸지만, 그 옆에 놓인 편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도 덧붙였다.
편지에는 “당신의 개는 독살될 것이다. 너무 짖어댄다. 미안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당신 탓”이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반려견은 이미 뼈다귀를 뜯어 먹고 난 뒤였다.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가 끔찍한 테러로 자칫 죽을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이었다.
곧장 병원으로 옮겨진 반려견은 위세척 치료로 고비는 넘겼지만, 경련 증세를 보여 입원 후 추적관찰을 받았다.
블레어는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토요일, 졸리와 다른 반려견들이 짖어댔던 게 화근이 아니었나 추측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토요일 반려견 한 마리를 다른 이에게 넘겼다. 얼마 후 사라진 친구를 찾는 듯 20분 넘게 반려견들이 짖어댔는데 그때 ‘입 다물라’고 소리치는 어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협박 편지와 독극물 뼈다귀를 수거해 DNA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사건 현장 바로 옆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탐문 수사도 벌이고 있다. 블레어는 “강아지 독살이라니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어서 가해자가 잡히길 바란다. 적어도 언론 보도를 보며 겁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