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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서 잃어버린 1500만원짜리 악기, 9년 만에 되찾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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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끝에 9년 만에 잃어버렸던 악기와 다시 만난 미국 여성이 오랜만에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던 악기를 잃어버렸던 뮤지션이 무려 9년 만에 악기와 ‘재회’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전했다.

뉴욕포스트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보스톤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 파트를 맡았던 하이디 슬리커는 9년 전인 2012년 택시를 탔다가 악기를 두고 내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1만 3000달러(한화 약 1500만 원) 가치의 플루트를 잃어버린 그는 택시기사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이후 그녀는 악기를 잃어버린 죄책감에 시달리는 동시에 새로 산 악기에 잘 적응하지 못한 탓에 오케스트라를 그만두기까지 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난 2월, 한 악기 판매상으로부터 ‘의심스러운’ 악기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과 함께 악기상을 찾은 슬리커는 악기상에 판매된 플루트가 자신이 9년 전 잃어버린 악기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경찰과 악기상 종업원 역시 플루트에 새겨진 시리얼 넘버를 통해 분실됐던 악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한 남성이 플루트를 팔고 싶다며 악기상을 찾았다. 그는 당시 잘 모르는 남성에게서 플루트를 구매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악기를 팔러 온 사람은 9년 전 슬리커가 탔던 택시의 운전사였다.

우여곡절 끝에 악기를 되찾은 슬리커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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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던 플루트를 잃어버리기 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할 당시의 슬리커 모습
그녀는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잃어버렸던 악기는 고등학생 당시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산 것이었다. 값비싼 악기를 잃어버린 뒤 매우 절망했었다”면서 “이후 저렴한 다른 악기를 사용했지만 소리가 정말 끔찍했다. 오케스트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악기를 잃어버린 것은 팔다리를 잃은 것과 같은 끔찍한 일이었다”면서 “다시는 그 플루트를 마주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만났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기쁨을 표했다.


또 “그간 관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수리가 필요한 상태지만, 부서지거나 망가지지 않아 다시 연주에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스톤 경찰은 9년간 타인의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소유하다 이를 내다 팔려 한 택시기사를 도난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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