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후난성 천저우시의 한 병원에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 병원 정신과의사는 이날 환자들을 앞에 앉혀 놓고 음악에 맞춰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흰 가운을 걸친 채 혼신의 힘을 다해 ‘고릴라 춤’을 선보였다. 잠깐 보아도 웃음이 터지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야말로 몸부림에 가까운 춤이었지만 웬일인지 환자들의 낯빛은 어두웠다.
천저우시 정신위생센터 정신과의사 차오홍보는 정신질환자의 재활 훈련을 돕기 위해 이 같은 춤 치료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마침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고릴라 춤’을 보게 됐다. 환자들과 신나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사는 자신이 먼저 시범을 보인 뒤, 무기력한 환자들에게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보도록 했는데, 어느새 환자들 스스로 춤추며 웃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의사는 “정신질환자의 입원 기간이 긴 데 반해, 병원 환경은 너무 답답하다. 약물치료만으로는 이들의 병세 회복을 돕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춤과 같은 다양한 동작 치료는 환자들의 병원 생활을 풍요롭게 함과 동시에 병세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관련 영상이 소개되자 현지에서는 “도리어 의사가 아파 보인다. 환자가 의사를 고친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의사는 “치료 현장에서 환자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동작이 다소 과장됐을 수도 있지만, 재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이미지가 망가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개의치 않음을 시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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