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RSPB는 외래 침입종인 시궁쥐(집쥐)들이 고프섬에서 번식하는 트리스탄 앨버트로스와 맥길리브레이슴새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조류 800만 마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트리스탄 앨버트로스의 새끼 약 3분의 1이 이들 쥐에게 잡아먹히고 있지만, 지금까지 날개를 폈을 때 길이가 3.4m에 달하는 다 자란 새들마저도 먹히고 있다는 확증은 없었다. 앨버트로스가 고프섬을 제외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 섬의 쥐들은 세계 최대 바닷새 중 하나인 이들 새를 멸종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앨버트로스는 다 자라도 10세가 넘어서야 번식을 시작하고 그 후로도 번식을 2년마다 하기에 개체 수를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쥐보다 최대 50% 더 큰 고프섬의 쥐들은 19세기 선원들에 의해 이 섬에 유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앨버트로스 같이 커다란 바닷새들도 이들 쥐의 위협 속에서 번식을 위해 이 섬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다 자란 어미의 죽음은 새끼를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한다.
이에 대해 RSPB의 킴 스티븐스 선임 현장조수는 “어미가 이렇게 죽임을 당하고 새끼가 위험에 처한 모습을 본 것은 충격적이다. 우리는 1986년에 태어난 가장 경험이 많은 어미 한 마리를 잃었다”면서 “이제 수컷 혼자 새끼를 기르게 돼 새끼는 굶주리거나 괴물 쥐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더욱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앨버트로스의 새끼는 암수가 함께 기른 경우 보통 1년이면 자립하지만, 어미나 아비 한쪽이 키운 경우 몇 달이 더 걸릴 수 있다. 이런 새끼는 더욱더 취약한 상태에 놓이는 경향이 있어 최종적으로 바다로 나갔을 때 생존할 가능성이 낮다.
RSPB는 영국령 고프섬의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기관 그리고 단체 등과 협력해 이 섬에 있는 쥐를 모두 없애 이전 바닷새의 천국으로 되돌리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부터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이 문제로 상당한 자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RSPB의 설명이다.
사진=RSPB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