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낙뢰가 내리꽂혔다. 트롤리버스 전선에 떨어진 낙뢰는 엄청난 전기불꽃을 만들어냈다.
인근 CCTV에는 귀청이 터질 듯한 천둥소리에 이어 눈부신 섬광과 함께 도로 곳곳에 불꽃이 튀는 장면이 담겨 있다. 갑작스러운 불꽃 세례에 공포에 질린 행인들은 저마다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 우산을 쓰고 길을 걷던 여성은 놀라 펄쩍 뛰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도 비수처럼 떨어지는 전기불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목격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현상이었다. 무섭고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언론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천둥번개와 폭우, 우박 등 며칠째 악천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이한 현상은 낙뢰에 따른 강력한 방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트롤리버스 전선에 내리꽂힌 낙뢰가 전선 내부의 전류를 급격히 증가시키면서 불꽃이 튄 것이다. 전기불꽃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모두 점화원이 될 수 있다. 만약 낙뢰가 떨어진 곳이 버스정류장이 아니라 분진 공장 등 폭발성, 인화성 물질을 다루는 장소였다면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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