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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중국] 아내 품에 안고 아파트서 투신한 30대 남편…자녀 남기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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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도박과 사고 현장의 모습
아내의 도박 빚에 고통을 호소하던 남편이 결국 고층 아파트서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투신 당시 남편의 품에는 도박장을 전전했던 아내가 안긴 상태였다. 쓰촨성 이빈시에 거주했던 남편 류 모 씨(32)와 아내 주 모 씨(30)는 사건이 있었던 지난 10일 밤 9시, 아파트 16층에서 투신 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부부는 원래 전통 시장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30대 부부였다. 굴착기 운전기능사였던 남편 류 씨는 아내의 분식점이 번창하자 본업을 그만두고 가게 운영에 뛰어들었다. 부부에게는 두 자녀가 있는 상태였는데,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부부는 가게 규모를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2년 전 시작된 아내의 불법 도박이 모든 악몽의 시작이었다. 남편 류 씨가 굴삭기 운전기능사 일을 그만 두고 아내와 공동으로 분식업에 뛰어든 직후 아내 주 씨의 도박은 본격화됐다. 류 씨가 가게를 운영하는 사이 아내는 불법 도박꾼들과 함께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은 채 도박을 이어가곤 했던 것. 평소 취미로 마작을 해왔던 주 씨를 이해했던 남편은 아내의 노름이 취미 생활 수준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남편이 분식점을 전담해 운영했던 지난 2년 사이, 아내는 불법 도박꾼들에 의해 수 십만 위안 상당의 도박 빚을 진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도박꾼들은 팀을 이뤄 주 씨에게 접근, 첫 판돈으로 5위안(약 8500원)으로 시작했으나, 점차 판돈의 규모는 커져서 한 번에 2만 위안(약 340만 원) 상당의 돈이 오가면서 결국 주 씨의 도박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올해 들어 주 씨는 3박 4일 동안 외박을 하는 등 불법 도박꾼들과 동행해 가출하는 일도 잦았다. 그 사이 류 씨는 아내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휴대폰을 끈 채 수 차례 이동하며 도박을 하는 탓에 찾을 길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류 씨는 지인들에게 “아내가 도박으로 집을 자주 나간다”면서 “밤 늦은 시간에 집 밖에서 택시가 서는 소리만 들어도 아내가 돌아온 것인가 해서 집 밖으로 뛰어나갈 때도 있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없는 시간에 굶는 일이 잦다”고 고민을 털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신 직전 류 씨는 지인들에게 “2년 동안 수 차례 아내에게 각서를 써서 받아내기도 했고, 도박을 끊으려고 폭력도 행사해봤다”면서 “하지만 오랫동안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가정 형편도 크게 어려워졌다. 더 이상 도박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편 류 씨는 수 십 차례에 걸쳐 아내의 도박 빚을 갚아줬지만 결국 도박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이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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