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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뼛속까지 나치주의자…브라질 교수가 수영장 리모델링한 이유

작성 2021.06.29 09:22 ㅣ 수정 2021.06.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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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헬기 수색 중 발견된 나치 문양의 수영장
나치즘에 흠뻑 빠져 있는 브라질의 교수가 자택 수영장을 리모델링했다. 7년 전 우연히 발각된 나치 문양이 또 문제가 될 듯하자 서둘러 진행한 공사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검찰은 역사학교수 완더시 푸글리에시(58)에 대한 조사를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검찰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알고 보니 검찰의 변화는 발 빠른 푸글리에시 교수의 공사 때문이었다.

브라질의 '독일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산타카타리나주(州) 포메로데 있는 교수의 자택에는 수영장이 달려 있다. 이 수영장의 바닥에는 대형 나치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문제의 나치 문양은 지난 2014년 납치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헬기수색을 하다 우연히 발견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사진을 보면 푸글리에시 교수의 자택 수영장엔 십자가 모양의 창틀을 가진 창문이 그려져 있다. 나치 문양을 교묘하게 없애기(?) 위해 타일 공사를 한 덕분이다.

현지 언론은 "교수가 타일을 덧붙여 나치 문양을 바꾼 게 확인됐다"면서 "검찰이 재조사를 접기로 한 것은 교수가 이 같은 사실을 반박 증거로 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수영장 안쪽 벽면에 타일로 그려져 있는 나치 문양은 서로 연결돼 있어 나치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볼 수 없어 재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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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바뀐 수영장 바닥의 모습
푸글리에시 교수는 문제의 수영장 나치 문양이 우연히 발각된 후 큰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나치즘을 버리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해 밝힌 바 있다.

2014년 나치 문양이 발견된 직후 검찰은 나치즘을 홍보한 의혹으로 그를 수사를 시작했다. 자택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나치의 상징물이 들어간 물건을 다수 발견했다. 교수의 아들이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케 하는 '아돌프'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사실도 이때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무혐의로 사건을 종료했다. 공개된 곳에 나치 문양을 설치한 게 아니라 나치즘을 널리 알리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게 당시 수사를 종료한 검찰의 궁색한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재브라질 유대인협회 등으로부터 푸글리에시 교수에 대한 처벌 압박은 계속됐다. 검찰이 해묵은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한 것도 이런 압박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도 푸글리에시 교수는 나치에 대한 친화적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푸글리에시 교수는 우파정당인 자유주의당의 공천을 받아 포메로데 시의원에 출마했지만 당의 뒤늦은 권고로 후보에서 사퇴한 바 있다.

당시 자유주의당은 푸글리에시 교수에게 "나치에 친화적인 성향으로는 주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면서 이념적 성향을 바꾸라고 권고했지만 푸글리에시 교수는 후보를 사퇴하면서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당에 맞섰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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