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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초등생 아들 졸업식 위해 ‘종이상자’로 자동차 만든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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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상자로 어설프게 만든 자동차(?)를 타고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해준 부모가 화제다. 인터넷에는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끄러운 마음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부모도 적지 않겠지만 산티아고의 부모님은 달랐다"며 종이 자동차를 타고 달린 부모에게 박수와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

멕시코 베라크루스주(州) 포사리카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지난해부터 멕시코에선 졸업식을 카퍼레이드로 대체한 학교가 많다. 졸업생이 부모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집결해 퍼레이드를 벌이면서 졸업을 자축하는 방식이다.

산티아고는 2015년 입학해 6년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산티아고가 다니는 학교도 졸업식을 카퍼레이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산티아고의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자가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부모 중 누구도 운전면허를 갖고 있지 않아 자동차를 빌려 행사에 참가하기도 곤란했다.

여느 부모 같았으면 사정이 이쯤 되면 카퍼레이드 참가를 포기할 만도 했지만 산티아고의 부모는 달랐다. 고생하며 학교에 다녀 인생 첫 졸업장을 받은 아들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던 산티아고의 부모는 자동차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종이상자를 잘라 어설프게 만든 자동차는 이렇게 탄생했다. 제대로 모양을 내지도 못한 채 유리창 부분을 뚫고 헤드라이트를 그려 넣은 게 전부였지만 종이자동차에 부모는 아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

부모는 "'산티아고야, 축하한다'는 문구를 앞에 크게 적고 아들의 초등학교 재학기간을 썼다. 덕분에 종이자동차는 비록 손으로 들고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야 움직이는 자동차였지만 부모의 진심 어린 축하가 듬뿍 담긴 이색적인 자동차로 변신했다.

종이자동차를 손에 들고 자동차들 사이에 끼어 벌인 카퍼레이드에서 시선이 집중돼 화제가 된 건 산티아고와 부모가 덤으로 받은 선물이었다.


아들을 조수석에 태우고 달린 산티아고의 엄마는 "아들의 졸업 축하행사에 절대 빠질 수 없어 고안한 아이디어였다"며 "부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집중적으로 이목이 쏠려 축하를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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