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영상에는 재활용 종이 상자를 기타로 개조해 악기 연주를 흉내내는 등 즐거운 퍼포먼스를 하는 그의 모습이 그대로 공개됐다. 이날 기타를 치듯 종이 상자를 두르고 노래를 불렀던 자오 씨는 암세포가 줄어들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은 직후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같은 영상을 촬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그는 올해 초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평소 잦은 복통과 소화 불량 증세를 호소했던 자오 씨가 병원을 찾았을 당시 그는 이미 병환이 깊어진 암 말기 상태였다. 지난 1월 암 전문 치료병원에 입원한 그는 현재 오물 주머니를 착용한 채 병동 생활을 해야 하는 등 건강이 악화된 상태다.
하지만 그가 촬영한 영상 속 자오 씨는 병동 생활은 유쾌하기 이를 데 없다는 평가다.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에 자오 씨가 직접 촬영 후 공유해오고 있는 영상 속 그는 암 진단 이전과 같은 쾌활한 모습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암 말기 판정 당시를 회상하면 자오신즈 씨 역시 좌절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암 진단 당시를 회상하면서 “처음 병에 대한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자조감과 우울감으로 한 동안 심란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일주일 정도 누워서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자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비록 중증 질병 환자지만, 스스로 나를 환자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로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병동에 입원한 이후 암환자 병동 입원 환자들은 자오 씨의 다양한 퍼포먼스에 큰 흥미를 보이는 분위기다.
그가 입원한 병동 내에서 자오 씨는 이미 ‘까까머리 형’, ‘춤추는 까까머리 총각’, ‘빛나는 대머리 총각’ 등의 별칭으로 불리는 등 이미 유명세를 얻었다. 한편, 그의 사연이 공개되자, 현지 누리꾼들은 “삶에 대한 의지가 느껴진다”면서 “그가 함박 웃음을 보이면서 춤을 추고 있지만, 보는 사람은 눈물이 난다”, “그가 꼭 암을 이겨내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자오 씨를 암 말기 환자 전용 격리 병동으로 이송, 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동에서 치료 중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