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1일 노보쿠즈네츠크에서 스베틀라나 사라보바(64)는 지역 마트에 다녀오던 길에 한 아파트 2층 베란다 창문에 한 어린 아이가 매달려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순간 사라보바는 들고 있던 가방을 떨어뜨리고 두 팔을 뻗으며 재빨리 창가 아래로 다가가 떨어지는 아이를 무사히 받아낼 수 있었다.
나중에 예고르라는 이름으로 확인된 아이는 어머니가 잠시 쌍둥이 여동생에게 줄 음료를 가지러 간 사이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가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사라보바의 영웅적인 행동은 근처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영상에서 그녀는 높이 6m 정도의 창가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가까스로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예고르를 포함해 세 아이를 둔 아버지 드미트리 테료힌(27)은 이후 사라보바에게 조금이라도 감사를 표하기 위해 호주머니에 있던 1000루블(약 1만5000원)을 꺼내 건넸다. 하지만 사라보바가 돈을 받으려 하지 않자 아이아버지는 할머니의 가방에 억지로 돈을 집어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라보바는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이 때문에 아이아버지는 할머니의 이름을 미처 묻지 못해 SNS를 통해 수소문하고 나섰고, 이 사실을 안 당국이 할머니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기 위해 나서면서 6일 만에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보바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아이를 잡지 못하면 아이가 내 눈앞에서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달려가서 잡아야 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는 다소 무거웠지만 그 순간 그런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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