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日 도쿄 불태워버린 美 폭격기 ‘B-29 슈퍼포트리스’

작성 2021.08.10 13:41 ㅣ 수정 2021.08.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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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강한 자체무장과 많은 폭탄탑재량으로 B-29 폭격기는 슈퍼포트리스 즉 하늘의 요새라는 별칭을 갖게 된다. 사진=미 공군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45년 3월 9일 일본 도쿄. 밤늦은 시각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하늘에 미 육군 항공대 소속의 B-29 폭격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B-29 폭격기의 공습은 과거와 매우 달랐다. 고공으로 비행하던 B-29 폭격기들이 저공으로 날아들었고, 폭탄 대신 적의 표적물을 소각 파괴할 목적의 소이탄을 가득 싣고 있었다.

태평양의 사이판과 티니안섬에서 출격한 325대의 B-29 폭격기들 가운데 279대가 도쿄 상공에 등장했다. 3월 10일 자정 무렵 B-29 폭격기들의 폭탄창이 열리고, 38만 1300발의 M69 소이탄이 지상으로 투하된다. 도쿄 시내 8500여 곳에 소이탄이 떨어졌고 치명적인 화재가 연달아 발생했다. 여기에 바람까지 더해 화재는 대규모로 확산되었다. 폭풍처럼 불이 번지면서 화재진압 노력은 실패로 돌아간다. 무수한 인명이 화마에 사라졌고 당시 일본 경시청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8만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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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상공에 도착한 B-29 폭격기들은 38만 1300발의 M69 소이탄을 지상으로 투하한다. 사진=미 국방부
또한 이재민은 100만여 명 그리고 피해주택은 26만여 채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전후 민간조사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 수는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날 공습은 도쿄대공습의 시작에 불과했다. 도쿄대공습의 주역은 B-29 폭격기였다. B-29 폭격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들어진 항공기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자랑했다. 유럽 전선에서 활약한 B-17, B-24와 달리 태평양 전선 특히 일본 본토를 공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B-29 폭격기를 개발할 당시 미 육군 항공대는 막대한 폭탄탑재량과 함께 480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요구했다.

1942년 9월 21일 첫 비행에 성공한 B-29 폭격기는 당시 미국이 만든 폭격기 가운데 유일하게 여압장치를 갖추었다. 여압장치란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 내부의 기압을 조절해 주는 장치로 일반적으로 8천 피트 즉 고도 2.4km 상공의 기압을 기내 기압으로 유지하도록 해 준다. 유럽 전선에서 활약했던 B-17이나 B-24 폭격기의 경우 여압장치가 없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두꺼운 항공점퍼를 입어야 했고 산소호흡기도 착용해야 했다. 반면 여압장치가 있었던 B-29 폭격기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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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3월 10일 B-29 폭격기 공습으로 철저히 파괴된 도쿄 시내. 사진=위키피디아
자체무장으로는 2연장 12.7mm M2 중기관총을 장착한 원격조종 포탑을 기체 네 곳에 설치했고, 기체 꼬리 부분에는 2연장 12.7mm M2 중기관총 혹은 20mm 기관포 1문이 장착했다. 막강한 자체무장과 많은 폭탄탑재량으로 B-29 폭격기는 슈퍼포트리스(Superfortress) 즉 하늘의 요새라는 별칭을 갖게 된다. 2200마력 공랭식 피스톤 엔진 4개를 장착한 B-29 폭격기는 최대 시속 575km로 비행할 수 있었고 최대 이륙 중량은 60여 톤(t)에 달했다. 항속거리는 최대 5230km에 달했지만, 폭탄 2.3톤을 탑재할 경우 고고도 비행 시 최대 2600km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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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전쟁 당시 B-29 폭격기는 낙동강 전선에서 ‘융단폭격’ 즉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대규모 폭격을 감행해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사진=미 공군
이 때문에 미군은 B-29 폭격기의 일본 본토 공습을 위해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사이판과 괌 그리고 이오지마를 탈환해야만 했다.
1943년부터 1946년까지 3900여대가 만들어진 B-29 폭격기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6.25 전쟁 때는 낙동강 전선에서 ‘융단폭격’ 즉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대규모 폭격을 감행해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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