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력 언론 펑파이신원은 지난 25일 베이징시 교육공작위원회가 개최한 교육자원 균형 촉진 회의를 통해 일명 ‘베이징학군’으로 불리는 지역 내의 교사들의 전 지역 순환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고 27일 이 같이 밝혔다.
지금껏 베이징대학과 칭화대, 인민대 등 소위 일류 대학으로 불리는 고등교육기관 인근의 하이덴취 지역과 베이징 중심 구역인 둥청구 등은 중국에서도 최고 등급의 학군으로 불려왔다.
이 지역에 초중고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일대 주택에 거주 또는 호적을 소지해야 한다는 일명 ‘근거리 학교배정’(就近入学) 원칙 탓에 부동산 가격은 매년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실제로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일명 ‘학군방’으로 불리는 특정학교 입학을 위한 주택가가 존재한다. 학군방으로 불리는 지역의 주택가격은 그야말로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매년 입주를 위한 입주자들의 전쟁이 벌어진다.
베이징 소재 일부 학군방의 경우 1평당 매매 가격이 수 억원에 이르거나, 일부에서는 입주자들을 노린 ‘가짜’ 학군방이 등장해 사기 행각이 이어지는 사례도 다수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베이징시 교육공작위원회는 이 일대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교사들을 베이징 전역으로 순환 근무하도록 강제하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빠르면 올해 말까지 베이징 중심구 6개 구역을 중심으로 한 교사 순환 시범 사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특히 둥청구 지역의 경우 오는 2024년까지 이 일대 현직 교사 100%를 순환 조치, 총 2천 명 이상의 교사들이 타지역 교육기관으로 이전될 방침이다. 또 초중고교 학생 수 대비 교사 인원을 증원하기 위해 베이징 시내의 총 16개 지역에서 366명의 교사를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리커창 총리와 베이징 시 정부, 교육공작위원회 등이 협의해 진행하는 국가급 교육 사업이다.
리 총리는 “학부모의 자녀 학교 선택에 대한 지나친 개입 분위기를 해소하고 교육 자원의 균형적인 분배를 달성하는 것은 국가가 담당하고 있는 의무 교육 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면서 “지난 수 년 동안 베이징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걱정과 근심도 동시에 늘어났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수한 교사를 한 지역, 단 한 곳의 학교에서 독점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교사 순환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면서 “교사 교환 시스템은 교육 형평성을 촉진하고 학부모의 자녀 학교 선택 문제를 해결, 교육 불평등에 대한 불안감 완화, 교육과 주택 문제의 분리 등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 정책으로 일부 학군 인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 분위기는 급속하게 냉각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비정상적인 주택 가격 상승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췄다.
한편 이번 교사 순환 제도는 베이징 시를 시작으로 상하이, 선전, 우한, 창저우 등의 도시에서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