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법무부는 전국에서 차출한 치안병력을 마투그로수주로 이동시켜 판타나우 화재진화와 동물구조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투입된 병력은 이로써 4000여 명가량 증원됐다. 브라질은 판타나우에 소방비행기까지 띄우며 불길을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재진압 못지않게 당국이 애쓰는 건 야생동물 구조다. 브라질 환경부는 "불길이 번지면서 야생동물의 피해가 크다"며 "자원봉사자들까지 달려들어 야생동물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유대류와 뱀, 조류, 화상을 입은 원숭이들이 대거 구조되고 있다. 관계자는 "야생동물뿐 아니라 인근의 축사까지 불길이 번져 소와 버펄로도 구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이 잔뜩 긴장하는 건 지난해의 악몽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습지인 판타나우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화재피해를 봤다. 화마가 휩쓸면서 전체 면적의 26%에 달하는 400만 헥타르가 잿더미가 됐다.
벨기에보다 큰 나라 1개가 통째로 불에 탄 것과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특히 큰 피해를 본 건 야생동물들이었다. 브라질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로 타거나 가스를 마셔 죽은 판타나우의 야생동물은 최소한 1만 마리로 추정된다.
귀한 생태계 자산인 곤충은 피해규모를 추정하기조차 쉽지 않다. 관계자는 "불에 탄 곤충은 최소한 수억 마리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 판타나우에서의 화재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위성관측으로 보면 1~8월 판타나우에서 확인된 발화점은 모두 2384곳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5%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9월로 접어들면서 당국은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달이 바로 9월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판타나우에서 확인된 발화점은 8106개로 관측이 시작된 1998년 이후 최다였다.
불길한 예상이 적중하듯 9월 들어 판타나우에선 다시 화재가 확산하고 있다. 소방대 관계자는 "판타나우 곁으로 뻗어 있는 고속도로 147km 구간에 걸쳐 화재로 인한 연기가 자욱하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불은 벼락이 떨어지면서 이동통신 송수신탑이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불은 브라질에서 재규어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는 다스아구아스 공원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엘파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