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릿수 아라비안 숫자를 이름으로 가진 콜롬비아 남자가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세계 유일이라는 타이틀의 소유자가 분명해 보이는 남자의 이름은 '6 마르티네스 메디나'. 공개된 그의 주민증을 보면 남자의 이름은 아라비안 숫자 6, 성은 엄마와 아빠의 성을 차례로 연결한 마르티네스 메디나다.
6은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올해로 만 20살이 된 남자가 기묘한 이름을 갖게 된 건 아버지 덕 이었다. 그의 아버지 라파엘 메디나는 20년 전 아들이 태어나기 전 이름을 놓고 고민을 시작했다. 시인인 그의 아버지가 아내에게 제안한 아들 이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라비안 숫자 6, 또 다른 하나는 오사마였다.
당시 아버지의 입장은 이랬다. "여섯째니까 간단하게 6이라고 부르던가, 아니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된 오사바 빈라덴에서 이름을 따서 오사마라고 부릅시다."
오사마 빈라덴은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테러를 주도한 알 카에다의 지도자다. 주변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친척과 친구들은 "아들에게 하필이면 그런 이름을 붙여주려 하다니.." 라면서 만류했지만 그는 고집불통이었다고 한다.
6의 어머니 에밀세 마르티네스는 "남편이 아무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면서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6이나 오사마 중에서 선택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테러리스트의 이름보다는 그나마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6을 여섯째의 이름으로 택하기로 했다. 대신 남편에게 조건을 걸었다.
그는 남편에게 "당신의 의견대로 6을 아들의 이름으로 하는 대신 내 성을 당신의 성보다 앞에 놓자"고 했다. 콜롬비아에선 부모의 성을 연결한 복합성이 허용된다. 하지만 아빠의 성을 먼저 놓고 그 뒤로 엄마의 성을 덧붙이는 게 보통이다.
현지 언론은 "엄마의 성 뒤에 아빠의 성을 붙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청년은 이름뿐 아니라 성도 희귀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덕분에 기묘한 이름과 희귀한 성을 갖게 된 청년은 자신의 이름에 만족한다고 한다.
6은 "아라비안 숫자가 이름이라 내게 동명이인은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유일의 이름을 가진 기쁨과 즐거움을 남들은 아마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