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터키 북서부 이네괼에서는 숲에서 사라진 실종자를 찾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함께 술을 마시다 사라진 남성이 몇 시간째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와 친구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수색대는 깜깜한 밤 어두운 숲속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실종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인근 주민까지 합세해 이곳저곳을 수색했지만 실종자에 대한 단서 하나 찾지 못했다.
한참을 헤매던 수색대원 중 한 명은 안타까운 마음에 실종자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술에 취해 어딘가 쓰러져 있을지도 모를 실종자에게 신호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간절한 외침이 가 닿은 걸까. 수색대원이 실종자 이름을 부르자마자 곧장 “나 여기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실종자 이름을 부르는데 수색대원 중 한 명이 손을 들고 나선 것이다.
실종자는 다름 아닌 수색대에 자원봉사자로 합류한 인근 주민 베이한 무틀루(50)였다. 현지언론은 술에 취해 숲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가 무심코 수색대에 합류했으며, 자신을 찾는 줄도 모르고 그들과 함께 실종자를 수색했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실종자 본인이 본인을 찾아다닌 셈이다.
실종 상황은 종료됐지만, 허탈함을 금할 수 없었던 경찰은 그에게 자초지종을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남성은 “너무 가혹하게 처벌하지 말아달라. 우리 아버지가 알면 날 죽이려 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종자가 바로 곁에 있는 줄도 모르고 오랜 시간 인력을 낭비한 경찰은 그래도 실종자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실종자에게 어떠한 처벌이나 징계를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