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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불법 이민하려다…사망자 속출하는 해발 3700m 칠레 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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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 입국하려고 고산지대를 넘다가 목숨을 잃는 이민자가 속출하고 있다. 해발 3650m 고지 칠레 타라파카의 주민들은 "밤이 되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건강한 사람도 얼어 죽을 수 있는 곳"이라면서 "걸어서 국경을 넘는 건 목숨을 건 도박"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칠레와 볼리비아 국경에서 사망한 사람은 최소한 15명에 이른다. 사망한 사람은 모두 베네수엘라나 아이티공화국 등에서 탈출해 칠레로 입국하려고 고산지대를 넘던 이민 희망자들이었다.

가장 최근에 확인된 사망은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된 2명의 여자였다. 아이티공화국 출신으로 보이는 여자들은 국경을 넘기 위해 고산지대를 통과하다 사망했다. 경찰은 "부패가 진행된 정도를 볼 때 사망한 지 1개월 이상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국경을 향하다 지친 여자들이 동사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칠레의 국경마을 콜차네에서는 한 베네수엘라 여자가 9개월 된 딸의 시신을 안고 병원을 찾았다. 볼리비아 피시가를 통해 칠레로 들어가려던 여자는 산악지역을 통과하다 실수로 안고 있던 아기를 떨어뜨렸다. 당장 응급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아기는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고산지대 국경에 병원이 있을 리 없었다.

여자는 국경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딸은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콜차네 의료센터 응급실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여자가 안고 있던 딸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면서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여자가 사고를 당한 곳은 아직 국경을 넘기 전이었다. 병원 측은 "여자의 말을 들어 보니 사고를 당한 곳은 볼리비아 피시가였다"면서 "사고를 당한 아기를 안고 여자가 3km 이상을 더 걸어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남미에서 가장 경제가 안정적이고 부유한 국가로 평가 받는 칠레는 최근 불법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다. 칠레 군경은 국경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방으로 뚫린 국경을 완전히 막지 못해 칠레 국경마을들은 난민촌처럼 변해가고 있다. 칠레 경찰에 따르면 올해 칠레에 밀입국한 뒤 적발된 외국인은 이미 2만3000명을 넘어섰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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