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사카테카스주(州)의 지방도시 쿠아우테모크의 교량에서 난간에 매달려 있는 시신 9구가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달리진 않았지만 현장 인근 아스팔트 바닥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포함하면 발견된 시신은 모두 10구다.
멕시코 경찰은 "이제 막 수사에 시작된 상황"이라면서 말을 아꼈지만 익명의 관계자는 "발견된 시신은 모두 남자였다"고 말했다.
교량 난간에 달려 있는 시신은 출근이 막 시작된 이날 오전 6시쯤 처음 발견됐다. 시신들은 옷이 반쯤 벗겨진 채 난간에 달려 있었다.
현지 언론은 "신고를 받은 경찰과 기자들이 현장에 몰려들기 시작했지만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이미 시신을 목격한 뒤였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공포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경찰이 시신을 수습하는 데만 꼬박 4시간 이상이 걸렸다"면서 "너무 무서워 이젠 낮에도 외출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밤마다 도시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면서 "오토바이 소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없어 밤이 되면 집에서도 극도의 공포감을 느낀다"고 했다.
경찰은 교량에 매달려 있던 시신들을 범죄카르텔 간 전쟁의 희생자로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경찰 관계자는 "범죄카르텔의 극악 행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시신을 전시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런 말을 한 근거는 비슷한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지난 15일 프레스니요에서 발생했다. 육교 난간에 달려 있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육교 아래에는 달려 있다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시신 1구가 뒹굴고 있었다.
유족들은 "용의자를 검거해 엄중 처벌하지 않는 한 비슷한 범죄가 반복될 것"이라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사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전문가들의 소행이다 보니 범죄현장에 증거를 남기는 경우도 드물다"면서 "아직까진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아스테카TV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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