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남부 타이난시에 사는 천 여사는 지난 11일 밤 7시 30분 쯤 쓰레기와 함께 10만 대만달러(약 400만 원)의 현금 뭉치가 든 헌 옷을 쓰레기차에 버렸다. 그가 버린 현금은 1천 대만달러 지폐 100장에 달했다. 대만 대부분 지역은 쓰레기차가 ‘소녀의 기도’나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은 음악을 틀고 지정된 시간에 나타나 쓰레기를 거둬 간 뒤 집하장으로 향한다.
가족은 천 여사가 버린 옷 속에 10만 대만달러가 있었다며 상기시켜줬다. 이에 천 여사는 자신이 버린 옷이 소각될까 봐 걱정에 사로잡혀 전전긍긍했다. 그는 결국 타이난시정부(시청) 24시간 민원센터로 전화를 걸어 실수로 버린 현금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천 여사의 담당 지역구 환경미화팀장인 후쑤전(여) 씨는 밤 9시 38분 시정부로부터 천 여사의 신고 내용이 담긴 통지를 받았다. 돈을 잃어버린 천씨의 마음을 헤아린 팀장은 다음날 새벽 6시에 쓰레기 더미로 향했다. 결국 굴삭기와 트럭을 동원하기로 결정한 그는 장비가 쓰레기 집하장에 도착하자 직접 쓰레기를 하나씩 뒤지기 시작했다. 팀장은 천 여사에게 작업 시작을 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팀장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10만 대만달러를 찾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했다. 누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인 오전 10시쯤 팀장은 천 부인이 버린 헌 옷과 현금 뭉치 10만 대만달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소식을 들은 현금 주인 천 여사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며 자신을 위해 열심히 쓰레기 더미를 뒤진 환경보호국 환경미화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류정엽 타이베이(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