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에서 화산 폭발 역사가 기록된 것은 500여 년 전. 당시 기록을 가볍게 넘어선 쿰브레 비에하 화산은 최근 며칠 동안 낮은 수준의 활동을 이어오다 12일 기록을 자축하듯 다시 살아나면서 폭발을 일으켜 화산재를 하늘 위로 날렸다.
쿰브레 비에하 화산은 지난 9월 19일 오후 처음 폭발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화산재는 오랜시간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도 우산을 쓰는 것이 일상일 정도다. 특히 화산에서 흘러나오는 용암은 사방으로 뻗쳐 흐르면서 섬의 주요 작물인 바나나와 아보카도 농장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지진까지 계속 이어져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있다.
한 주민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시간 이어진 화산 때문에 주민들이 모두 지쳐 일부는 휴식을 위해 마드리드로 떠났다"면서 "빨리 화산 폭발이 끝나 그저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날만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바람과 달리 화산 폭발이 언제 그칠지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라팔마 섬 당국은 "최근 화산 활동의 주요 지표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과학자들도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 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화산재 외에도 용암으로 파괴된 건물만 3000채에 달하며 약 10.65㎢의 땅이 용암으로 덮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