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 혜성의 정식 명칭은 ‘C/2021 AI’로 발견자의 이름을 따 이같이 불린다. 레너드 혜성은 지난 1월 3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연구원 그렉 레너드가 처음 발견했다. 첫 발견 당시에는 극도의 희미한 상태인 16등급 천체였으나 지금은 태양과 지구에 가깝게 접근하면서 4~5등급까지 밝아졌다. 레너드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날은 지난 12일로 그 거리는 약 3400만㎞, 속도는 시속 25만㎞가 넘었다.
현재 레너드 혜성은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에 접근 중으로 새해 1월 4일 약 9200만㎞의 거리까지 접근한 후 총알같은 속도로 태양계를 벗어난다.
레너드 혜성은 태양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8만 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 생애 두번 다시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레너드 혜성을 관측 중인데 역사상 최초로 태양 극지를 탐사하는 유럽우주국(ESA)의 태양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의 카메라에도 잡혔다. 지난 17~19일 탐사선이 포착한 레너드 혜성은 특유의 꼬리를 단 유성처럼 보인다.
지상에서 망원경과 쌍안경으로도 관측 가능한 레너드 혜성은 인간의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힘든 ‘숫자’로 설명된다. 무려 5200억㎞ 떨어진 ‘오르트 구름’(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상의 천체집단)에서 날아왔기 때문이다.
태양계 끝자락에 있는 명왕성이 지구와 대략 60억㎞ 떨어진 것에 비춰보면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상상하기 힘든 먼 거리다.
한편 ‘태양계의 방랑자’로 불리는 혜성은 타원 혹은 포물선 궤도로 정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천체를 말한다. 소행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행성이 바위(돌) 등으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혜성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내부 성분이 녹으면서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