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력매체 신징바오 등 다수의 매체들은 지난 25일 밤 10시경 중국 시안시에서 집중적으로 실시된 코로나19 핵산 검사소에서 방역 요원들에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외국인 강사가 해고 후 추방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있었던 지난 25일 당일 시안시 핵산 검사소에서 장시간 대기했던 외국 국적의 남성 강사는 방역 요원들의 요구 중 일부를 거부, 욕설을 한 혐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이 남성 강사는 시안시 소재의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교육하는 쌍어학교 ‘시안취장강챠오학교’(西安曲江康桥学校) 소속 강사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은 핵산 검사소에 있었던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이 SNS에 공유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영상 속 외국인 강사는 중국인 방역 요원을 가리켜 ‘미치광이’, ‘정신병자’ 등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된 직후, 해당 학교 측은 문제의 강사를 즉시 해고 조치하고 관련 비자 역시 취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강사 욕설 논란이 담긴 영상이 공유된 지 단 몇 시간 만의 즉각적인 해고 통보였다.
관련 학교 측은 강사 해고 조치와 관련해 ‘그가 심각한 학칙을 위반했다’면서 ‘학교 임용 계약 시 학교 측이 강조했던 국가와 민족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한 사례다. 그 누구도 중국 법과 규정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이번 논란을 엄중하게 처리하기 위해 즉시 임용 계약을 해지한다’고 거듭 외국인 강사의 언행을 비판했다.
관할 시안시 공안국 옌타지국 관계자는 “소속 공안들이 현재 외국인 강사에 의해 자행된 중국 국가 모욕죄와 민족 모욕죄 등에 대해서 전담 업무팀을 편성해 추가 여죄 여부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신속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현지 누리꾼들은 외국인 강사의 발언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한 누리군은 “오미크론의 전파가 심각한 시안시 주민들과 방역요원들의 노고가 큰 상황에서 한 명의 외국인이 보인 비정상적인 행동은 추방으로 이어져야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었다”면서 “그가 즉각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된다. 외국인이 위대한 중국과 중국인을 얼마나 낮춰 보고 있는지 그 인식을 알 수 있는 사건이다. 우리는 과거의 중국이 아니며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강대국으로의 중국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학교의 해고는 곧장 관련 비자의 취소로 이어진다”면서 “이 백인 남자는 곧 중국을 떠나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밥벌이를 목적으로 중국에 와서 돈을 벌고 있는 처지라면, 이런 식으로 중국인에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반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