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일본 요코하마 닛파츠 미츠자와 스타디움에서 전국대회에 출전한 이시카와현 세이료고교 대 야마구치현 타카가와학원의 경기가 펼쳐졌다. 양팀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경기 8분 타카가와학원의 선제골 이후, 30분 만에 세이료고교가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경기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후로도 양 팀은 사이좋게 한 골씩 주고받으며 2대 2 동점에 이르렀다.
경기 78분, 드디어 경기 승패를 가를 결정적 상황이 만들어졌다. 타카가와학원이 프리킥 찬스를 얻어내면서 세이료고교 진영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기회를 놓칠세라 타카가와학원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리곤 ‘강강술래’를 연상시키는 희한한 대열을 갖추며 상대편을 교란시켰다.
타카가와학원 선수 5명은 손을 맞잡고 둥글게 원을 만든 뒤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좀처럼 보기 드문 공격전술이었다.
당황한 상대편 시선이 흩어진 틈을 타, 타카가와학원 선수들은 순식간에 공격 태세로 돌변했다. 무너진 수비 진영을 뚫고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득점을 올렸다.
기세를 몰아 타카가와학원은 1분 뒤 상대편 골문에 중거리슛을 찔러넣으며 4대 2로 경기를 마쳤다. 1대 1 마크식의 평범한 대열에서 벗어난,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작전이 먹힌 셈이다.
경기 후 현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내가 뭘 본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과 “프로축구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고교축구니까 봐준다”는 반응이 나왔다.
축구전문매체 슈큐매거진은 “타카가와학원이 아군끼리 손을 맞잡는 교활한 세트플레이를 선보였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세이료고교지만 타카가와학원에게는 패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