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델하우시대 카트린 리브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반려견 165마리와 그 반려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심리학 영유아 언어 발달 평가 체크 리스트를 근거로 개가 구체적이고 일관된 행동으로 반응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간주하며 단어 수를 정량 평가했다.
그 결과, 개는 최소 15개부터 최대 215개까지의 단어나 문구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90%가 넘는 개가 반응한 단어나 문구는 개 자신의 이름 외에 “앉아 있어”(sit) “이리 와” “착하지” “앉아”(down) “그대로 있어”(stay) “기다려”(wait) “안 돼” “돼”(Ok) “놔 둬”(leave it) 등이었다.
특히 군견이나 경찰견 또는 수색 구조견 등 훈련 경험이 있는 개는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적인 개보다 1.5배나 더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울러 단어나 문구에 대한 반응은 견종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보더콜리와 저먼셰퍼드, 오스트레일리언셰퍼드, 비숑프리제, 카바리에 킹 찰스 스파니엘, 치와와 등은 비글, 휘핏, 복서, 이탈리언 코르소 독 등보다 반응이 더 좋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견종별 표본 수가 많지 않고 개의 행동을 해석하는 데 주관적인 차이가 생길 수 있어 견종에 따라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수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개는 진화의 역사와 사람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사람의 언어적·비언어적 신호에 반응하는 것을 다른 동물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터득해온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응용동물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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