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들 낚시꾼 34명은 전날 오전 위스콘신주 동부 그린만(灣)의 미시간호수 위에서 얼음낚시를 하다가 얼음이 깨지면서 떠내려가는 조난을 당했다. 낚시꾼들이 머물러 있던 호수 위 빙판에 균열이 생겼고 큰 조각으로 깨져 호변에서 멀어졌다.
현지 보안관실은 “사고 당시 얼음낚시를 하던 많은 사람이 분리된 얼음판 위에 고립돼 90분간 있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면서 “사고 원인은 그린만을 지나는 바지선에 의해 얼음에 균열이 생기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조난을 당한 낚시꾼 셰인 넬슨은 인터뷰에서 “얼음이 분리되는 소리가 누군가가 총을 쏜 것 같이 들렸다”고 회상했다.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17분쯤 사고를 접수받았다. 응급 구조대는 지역 소방서와 위스콘신주 천연자원국 그리고 미 해안경비대의 협조를 받아 구명정 2정을 사용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표류하는 빙판 위 사람들을 구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빙판의 가장자리로 호숫물이 차오르고 곳곳에 균열이 생기면서 얼음이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었다. 빙판은 구조 작업이 끝날 때까지 처음 위치에서 약 1.2㎞나 표류했다.
얼음낚시는 오대호 지역 주민의 오랜 전통이자 인기있는 겨울철 여가활동이다. 오대호는 한겨울에 낚시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오두막을 설치할 수 있을 만큼 두껍게 얼기도 한다. 실제로 오대호에서는 표류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2월 인근 스터전만(灣)의 미시간호수에서는 얼음낚시꾼 66명이 조난을 당했다가 구조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