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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보다] 사하라 사막에 쌓인 눈…기후변화 흉조인가

작성 2022.01.19 15:20 ㅣ 수정 2022.01.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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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라 사막 지대에 눈이 쌓였다. 데일리메일은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막도시 ‘아인 세프라’ 모래밭에 눈이 깔렸다고 보도했다./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사하라 사막 지대에 눈이 쌓였다. 데일리메일은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막도시 ‘아인 세프라’ 모래밭에 눈이 깔렸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아인 세프라 사막에 약한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밤사이 기온이 영하 2도로 내려가면서 내린 눈은 사막 곳곳에 내려앉았다. 현지 사진작가 카림 부셰타타가 카메라에 담은 사막은 흰 눈과 노란 모래밭이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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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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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사하라의 관문’이라 불리는 아인 세프라는 아틀라스 산맥지대 해발 1000m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 기상정보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7월 평균 최고기온 37.6도, 1월 평균 최저기온 0도로 여름과 겨울 온도 차가 크다.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은 42.9도, 최저기온은 영하 10.2도다.

공식 기록상 아인 세프라에 처음 눈이 내린 건 1979년 2월 18일이었다. 당시 사막에는 30분 정도 눈보라가 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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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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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한동안 잠잠했던 눈은 37년 만인 2016년 12월 다시 아인 세프라 모래밭을 뒤덮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 ‘랜드샛7’이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 눈이 내린 지역은 아닌 세프라 등 사하라 사막 북서부 일대 수백 ㎞에 달했다.

2017년 1월에는 사상 최대 폭설이 관측됐다. 비정상적 눈보라가 아인 세프라를 강타했고 일부 지역에는 1m 가까이 눈이 쌓였다. 2018년과 2021년에도 아인 세프라에는 눈발이 날렸다. 2018년 1월에는 사막에 40㎝가량의 눈이 쌓여 주민들이 눈썰매를 즐기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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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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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다만 기상 관측 장비 부족으로 사하라 사막에 강설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수년간 사하라 사막의 기후를 연구한 독일 쾰른대 지질학자 스테판 크뢰펠린도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아인 세프라에서 눈을 보는 게 매우 드문 일인 건 맞지만, 사하라 사막 전체적으로 강설이 얼마나 드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크뢰펠린 박사는 “사하라 사막은 미국만큼 넓지만, 기상 관측소가 거의 없어서 눈이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내렸다고 말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과거에 얼마나 눈이 왔는지 역시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사하라 사막의 밤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걸 고려하면 눈이 내리는 게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지구온난화 영향을 아예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러시아 연방 수문기상·환경감시사업단 수장인 로만 빌판드는 특히 사하라 사막 강설 빈도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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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림 부셰타타 인스타그램(@karim_bouchetat)
빌판드 단장은 “사하라 사막 강설 같은 극단적 기상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은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내 의견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회원들에게서 공유되는 의견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 해빙 소멸로 찬 공기 남하를 막는 제트기류가 제 기능을 상실하고, 아프리카까지 찬 공기가 도달하면서 사하라 사막에 눈이 자주 내리는 것이란 설명이다.

빌판드 단장은 이어 “기후재앙을 우려하는 학자들에게 사하라 사막 눈은 흉조다”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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