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주

[아하! 우주] 안드로메다 은하에 숨어 있던 중간 질량 블랙홀 포착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안드로메다 은하 (M31)과 구상성단 B023-G078의 사진.(Credit: Iván Éder, HST ACS/HRC)
블랙홀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다. 은하에서 가장 많은 물질이 모여 있는 곳에서 성장한 초대형 블랙홀로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달해 은하의 성장과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는 무거운 별이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이한 후 남은 물질이 모여서 생긴 항성 질량 블랙홀이다. 대부분 태양 질량의 수십 배 이하로 별과 비슷한 질량을 지니고 있어 항성 질량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실 이 중간에 위치한 블랙홀도 존재한다. 중간 질량 블랙홀은 그렇게 흔한 존재는 아니지만, 각자의 사연을 갖고 은하 속에 숨어 있다. 최근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안드로메다 은하에 숨어 있는 특이한 중간 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 대다수 중간 질량 블랙홀이 태양 질량의 수천 배 정도인데 이 블랙홀은 적어도 10만 배 이상으로 작은 은하 중심 블랙홀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망원경을 이용해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는 구상 성단인 B023-G078의 별이 중심부로 갈수록 공전 속도가 매우 빨라진다는 점을 확인하고 그 이유를 연구했다. 구상 성단은 별들이 큰 공처럼 모인 것으로 B023-G078의 경우 무려 태양 질량의 620만 배에 달하는 거대한 구상 성단이다.

이렇게 큰 구상 성단에서 별의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태양 질량의 10만 배 이상의 중력을 행사하는 천체가 존재해야 한다. 이 정도 질량을 지녔는데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이 어렵다면 현재 과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천체는 블랙홀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구상 성단의 형태와 블랙홀의 질량을 생각할 때 이 블랙홀이 이론적으로 과거 이론적으로 예측된 ‘벗겨진 핵’(stripped nucleus) 블랙홀이라고 보고 있다. 본래 작은 왜소 은하가 대형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중심부는 구상 성단 형태로 남고 나머지는 다른 별과 섞여 사라진 것이다.

태양 질량의 10만 배가 넘는 블랙홀은 항성 질량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해서 커지기에는 너무 큰 질량이다. 태양 같은 별을 10만 개는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별과 별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정도 질량 블랙홀은 과거 작은 은하의 중심 블랙홀이라는 설명이 더 타당하다.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 은하는 여러 개의 작은 은하를 흡수하면서 지금처럼 커졌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작은 왜소 은하의 중심 블랙홀이 어딘가 숨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이런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하고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 우리 은하 어딘가 숨어 있을 벗겨진 핵 블랙홀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수십 년 동안 문이나 괴던 돌 알고보니 15억원 가치 ‘호박
  • 타이어에 덮힌 러 전략폭격기…이유는 미사일 ‘어리둥절’
  • 15살 소년, 수년간 ‘연쇄 강간’ 저지른 이유…“5살 피해
  • “중국인이다”…아기에 뜨거운 물 붓고 도주한 男 신상 공개
  • 최대 길이 8m…심해 3300m서 초희귀 ‘빅핀 오징어’ 포
  • 부인 외도 목격한 경찰이 상간남 창밖으로 던져…사적제재 논란
  • 우크라 포로를 ‘칼’로 처형한 러軍…의미심장한 메시지 남겼다
  • 종 다른 원숭이끼리 교배→잡종 탄생 최초 확인…“위험한 신호
  • “빨리 날 죽여줬으면”…러軍, 항복한 자국 병사들에 무차별
  • (속보)“지하 벙커에 숨은 헤즈볼라 새 수장 노렸다”…레바논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