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인도의 교통 중심지 알라하바드에서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몰고 기차건널목에 진입했다. 저쪽에서 열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운전자는 안전바도 없는 건널목에서 오로지 전방만 주시했다. 그는 건널목을 절반 이상 지난 뒤에야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운전자가 무심코 옆을 돌아봤을 때 열차는 이미 코앞까지 다다른 뒤였다.
일촉즉발의 순간, 운전자는 오토바이를 버리고 건널목 바깥으로 몸을 던졌다. 그가 뛰어내리자마자 열차는 오토바이를 그대로 깔아뭉개고 다음 역을 향해 질주했다. 단 3초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진 운전자는 산산조각난 오토바이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천운이었다. 알아서 피하겠거니 하고 오토바이 운전자를 그냥 지나친 다른 보행자들도 놀란 가슴을 추슬렀다.
안전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에서는 이런 아찔한 열차 사고가 매해 반복되고 있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2020년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는 1만 3018건에 달했다.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전년(2만 7987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열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만 1986명이었으며, 부상자는 1만 1127명이었다. 전체 열차 사고의 70%에 달하는 8400건은 승하차 승객이 건널목을 건널 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사고가 난 우타르프라데시주는 마하라슈트라주(20%)에 이어 열차 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