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담당 공안에 의해 불법 구금된 자원봉사자 사건을 정부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조직적인 은폐 시도를 했다는 목소리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대만 중앙통신은 최근 중국 장쑤성 동부 쉬저우의 한 농촌 흙집에 방치돼 있던 피해 여성 양 씨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은 사회복지사 출신의 자원봉사자 여성 2명이 관할 공안에 붙잡혀 불법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쉬저우를 찾은 2명의 자원봉사자는 현장 접근을 막는 100여 명의 공안과 갈등을 빚은 이후 현장에서 강제 체포돼 약 7일 동안 강제 구금된 뒤 풀려났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서 즉시 체포됐던 자원봉사자 2명은 공안국 지하실 1인 수사실에 감금된 채 외부의 연락은 모두 차단됐으며, 당시 이들이 소지했던 휴대전화는 공안국 관계자에게 압수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은 지난 18일 자신을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한 익명의 누리꾼 A씨가 자신들을 불법 구금했던 공안국의 행태를 SNS에 고발하면서 외부에 드러났다.
흙집에 방치된 채 인신매매 피해 가능성이 농후했던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쉬저우를 찾았던 지인들과 연락이 끊어지자, A씨가 쉬저우 관할 공안국에 전화를 걸어 두 사람의 행방을 물었고 공안 관계자로부터 자원봉사자 2명이 ‘불법 범죄’혐의를 받아 공안국에 구금된 상태라고 주장했다고 A씨를 당시 상황을 고발했다.
이 지인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11일 곧장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이 사실을 게재했으나, 해당 글을 등록한 지 무려 7일이 지난 18일이 돼서야 외부에 공개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해당 사건 내용을 담은 글이 비공개 처리된 뒤 6일이 지나서야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해 관할 공안국에 불법 구금됐던 자원봉사자 2명은 11일 현장에서 영문도 모른 채 체포, 연행된 뒤 무려 6일 동안 관할 공안국에 불법 구금된 후 지난 17일 풀려났다.
피해자들은 곧장 자신들이 운영하는 웨이보 계정에 불법 구금의 문제성을 지적하며 ‘구금 중 외부의 연락은 모두 차단당했다’면서 ‘구금된 당일 우리 두 사람은 각자 단독 방에 구금됐고, 고강도 심문을 당했다.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6명 이상의 공안들이 방에 찾아와 고압적인 태도로 심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가는 순간에도 4명의 경비원이 뒤따라 감시했다’면서 ‘구금된 지 5일째였던 16일에는 고강도 심문과 감시 탓에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구금 중 공안 제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공안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은 한 남성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피해를 호소했다.
신분을 알 수 없는 이 남성은 두 여성 사회복지사를 감시 중이던 공안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당시 폭행의 증거로 자신들의 웨이보에 폭행으로 생긴 머리, 목, 얼굴 부위의 흉터 사진을 공개했다.
또 자신들을 심문한 공안들의 발언을 그대로 공개하며 “그들이 우리에게 한 시각이라도 빨리 교화하고 유죄를 인정하라고 했다”면서 “지금 당장 공개할 수 없는 공안들의 행태를 증거가 있다”고 했다.
한편, 장쑤성 정부와 관할 공안국은 2명의 자원봉사자 불법 구금 및 폭행 혐의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8자녀 강제 출산 후 목에 쇠사슬이 둘린 채 발견된 양 씨 사건에 대해서는 진상 조사팀을 구성, 관련자와 이를 묵인한 이들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건 담당 공안국과 지역 파출소 공무원 등이 조직적으로 양 씨의 불법 구금과 인신매매 피해 혐의를 축소 보고하고 은폐하려 한 의혹,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지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