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Dawn) 등 파키스탄 현지 매체의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파키스탄 펀자브 북서쪽 미안왈리에 살던 생후 7일의 신생아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샤자이브 칸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숨진 신생아의 친아버지다.
용의자는 2년 전 결혼했고, 얼마 전 첫 딸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아들을 원했던 그는 딸을 낳은 아내에게 화를 내는 등 분노를 터뜨렸고, 급기야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딸에게 총을 쐈다.
사건 당시 용의자의 아내가 딸을 보호하기 위해 애썼지만, 남편은 아내의 품에서 억지로 딸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아버지가 쏜 총에 맞은 신생아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부검 결과에 사망한 신생아는 4발의 총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신고한 신생아의 외삼촌은 “아이 아빠가 딸이 태어났다는 사실에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딸의 출생 사실을 듣고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아기를 강제로 빼앗았을 때, 나와 가족들은 이를 말리려 애썼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총을 겨누며 가까이 오면 쏘겠다고 위협했고, 이후 아기에게 결국 총을 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지난 10일 사건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미안왈리 경찰 측은 “현장에서 용의자가 쏜 총알 4발을 모두 수집해 증거로 제출했다.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폭력 가해자는 엄하게 다스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가해자를 공개 교수형에 처해야" 분노 목소리 쏟아져 파키스탄 현지에서는 생후 7일 된 신생아의 무고한 죽음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자신의 SNS에 “용의자의 행동은 매우 야만적이고 사악하며, 그의 잔인함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그를 공개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라며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2021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젠더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성평등지수 순위는 156개국 중 153위로 최하위에 속한다.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여성과 여자아이가 다양한 이유로 지속적인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남아선호사상이 짙은 탓에 여자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지의 한 인권단체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 지난 5년간 500구 이상의 유아 시신이 유기됐으며, 대부분은 여자아이였다고 주장했다.
2013년 당시 한 20대 파키스탄 남성 역시 아들이 아닌 딸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결국 생후 18개월의 딸을 익사시킨 혐의로 체포됐다.
2015년에는 이르샤드 아흐메드라는 이름의 남성이 아내와 외아들을 내보낸 후, 집에 남아있던 7세 미만의 세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범인의 아내는 아들과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침대에 누워있는 세 딸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당시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딸들은 가치가 없는 존재다. 딸이 많다는 것은 가족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