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1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에콰도르 포르토비에호의 우르비나 대로(大路)에서 발생했다. 작전을 마치고 귀대하던 군용 헬기가 원인 불명의 고장을 일으켜 차로에 비상착륙했다.
하지만 헬기는 안전하게 착륙하지 못하고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우르비나 대로는 포르토비에호에서 가장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번잡한 곳이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피해는 최소에 그쳤다. 헬기는 엉망이 됐지만 부상자는 탑승하고 있던 군 3명, 승용차를 운전하던 주민 1명, 버스에 타고 있던 주민 2명 등 6명뿐이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내려앉던때렸다"고 말했다. 힘차게 돌던 프로펠러가 강타한 버스는 천장이 날아갔다.
군 관계자는 "부상자가 발생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큰 인명피해가 나지 않은 건 천운이었다"며 "부상자들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헬기는 페루와의 국경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귀대하던 중이었다. 헬기는 주로 국경지역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경우에 따라 공격작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에콰도르-페루 국경에선 몰래 이동하는 마약카르텔 조직 등이 종종 포착된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콰도르 공군이 운항하고 있는 사고 헬기는 프랑스에서 수입한 기종이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14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감식을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부상자 치료와 배상을 놓고는 뒷말이 무성하다. 에콰도르 군이 사고를 보험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군은 "부상한 군인 3명은 국가가 치료하겠지만 일반인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보험으로 비용을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국가가 치료의 책임을 보험회사에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내부적으로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대외적으로 보험처리 운운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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