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미

“무기여, 우리를 지켜다오” 총에게 안수하는 개신교 목사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브라질의 치안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1편의 영상이 화제다. 

브라질 남동부 파라나주의 주도 쿠리치바의 한 교회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는 목사가 등장한다. 

기도를 드리는 목사의 앞에는 테이블이 설치돼 있고, 테이블 위에는 소총, 카빈, 권총 등 다양한 종류의 총기류가 놓여 있다. 목사는 신자에게 안수기도를 하듯 총에 손을 얹고 기도를 드린다.

목사는 "우리 도시의 우리 주민들을 위하여 이 총들에게 기름을 붓사오니 총들이 나쁜 사람들로부터 우리를 지키도록 하옵소서"라고 기도한다. 

알고 보니 총을 위한 축복 기도는 교회가 마련한 특별 행사였다. 

교회는 최근 저녁예배를 마친 후 총에 축복기도를 올리기로 하고 신자들에게 총기류를 갖고 교회에 참석하도록 했다. 교회는 신자들이 가져온 총을 차례대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기도회를 열었다. 

총을 갖고 기도회에 참석한 신자 중에는 현직 경찰도 있었다. 그는 "가급적 사용할 일이 없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라며 "사고가 없도록, 불의와 악을 응징하는 데만 사용되도록 목사님의 기도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치안불안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브라질에선 무장하는 민간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브라질의 치안연감에 따르면 2020년 브라질에선 5만 33명이 살해됐다. 이는 2019년보다 4.7% 늘어난 것이다. 

살해된 사람 중에선 남자(91.3%)와 흑인(76.2)의 비율이 유난히 높았다. 절반 이상이 18~24살 청년인 것도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였다. 

한 해 피살자가 5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보니 자기방어와 신변안전을 이유로 무장하는 일반인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치안연감에 따르면 2020년 브라질에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총기류는 200만 정으로 추산됐다. 2020년 새롭게 정식 등록을 마친 총기는 18만 6000정이었다. 

총기의 신규 등록은 2019년에 비해 무려 97% 증가했다. 


현지 언론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어 올해 발표될 2021년 치안연감에선 총기 등록이 더욱 늘어났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국수 먹고 기절한 여성, 23명이 집단 강간…‘강간공화국’
  • “여보, 우크라 여성 강간해도 돼”…남편 부추긴 아내의 결말
  • 美 여객기 랜딩기어에 몰래 탔다가…두 10대 청소년의 비극
  • 푸틴, 떨고 있나…美 에이태큼스보다 무서운 ‘우크라 자체 미
  • ‘생존 한계’ 시험할 폭염 온다…‘4월 기온 49도’ 찍은
  • 일본, 어쩌다 이 지경까지…‘트럼프 모자 굴욕’ 논란 휩싸인
  • 중국이 중국했다?…“지진에 무너진 917억짜리 건물서 ‘짝퉁
  • “푸틴은 곧 죽는다. 이건 팩트”…끊이지 않는 ‘예언’, 증
  • “노스트라다무스 2025년 예언 적중”…예언집에 담긴 내용
  • 총 850m 교량으로 탱크 상륙…위성으로 본 대만 침공용 中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