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말을 탄 도심의 무법자 사건이다. 말을 타고 출현해 범죄행각을 저지르고는 "이랴~"하면서 말을 타고 사라지는 강도의 출현이 도심에서 잦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라마탄사에서 8일 오전(이하 현지시간)발생했다.
아침에 등교하던 중학생 3명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2인조 무장강도를 만났다. 강도 중 1명은 총을 꺼내들고 학생들을 위협하고, 또 다른 1명은 말을 타고 범행을 지원(?)했다.
말을 탄 강도가 학생들을 벽 쪽으로 몰아붙이고, 총을 든 공범은 학생들의 몸을 뒤져 핸드폰, 지갑 등을 갈취했다.
범행을 저지른 강도는 공범이 타고 있는 말에 올라 학생들이 오던 길 반대방향으로 말을 달리며 도주했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말을 탄 강도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막상 직접 당하고 보니 황당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용의자들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앞서 6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주도 라플라타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각각 말을 탄 기마강도 2명, 자전거를 탄 강도 1명, 이동수단이 없었는지 걸어다니던 강도 1명 등 4명의 강도가 한 여성을 털어간 사건이다.
강도들이 노린 건 여성이 타던 자전거였다. 4인조 강도는 돈과 핸드폰을 갈취하더니 여성이 타던 자전거까지 빼앗아 달아났다. 여성이 타던 자전거는 4명 중 유일하게 걸어다니던 강도의 차지였다.
여성은 "말 2마리가 동시에 좌우에서 몰아붙이니 자전거를 타고 도망갈 수도 없었다"면서 "말들이 앞다리라도 들면서 달려드는 건 아닌지 무서웠다"고 했다.
이 사건 역시 경찰이 수사 중이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도심에 말을 탄 강도가 출현하기 시작한 건 2020년 하반기부터였다.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될 정도로 사건이 잦아졌지만 지금까지 경찰이 해결한 사건은 2021년 라스말비나스라는 곳에서 발생한 사건 단 1건뿐이다.
붙잡힌 범인은 21살로 말을 달리며 강도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범인의 집에서 범인이 피해자들에게 강탈한 핸드폰 3대, 범인의 발이 되어준 말을 발견했다. 경찰은 범인을 연행하고 말은 압수해 동물보호국에 넘겼다.
사진=라플라타에서 발생한 4인조 강도사건 CCTV 화면. 강도 중 2명은 말을 타고 있었다. (출처=CCTV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